제품 수명은 어떻게 예측할까? 가속수명시험과 MTBF·B10의 원리
새로운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부품을 개발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제조사는 이 제품이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목표수명이 10년인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실제로 10년 동안 기다린 뒤 판매할 수는 없습니다.
20년 수명을 목표로 하는 부품이라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제품 개발이 끝나기도 전에 시장과 기술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제품을 실제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 노출시켜 열화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높은 온도에서 작동시키기도 합니다.
온도와 습도를 반복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진동을 강하게 가하거나 전압을 높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언제 고장이 발생하는지를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실제 사용환경에서의 수명과 고장 가능성을 추정합니다.
이런 시험을 넓게 가속수명시험(Accelerated Life Test)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함정이 있습니다.
시험을 강하게 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수명시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제품에서는 솔더 피로 때문에 고장나는 부품을 너무 높은 온도로 시험해 플라스틱부터 녹여버린다면 실제 사용수명을 제대로 예측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가속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빨리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환경에서 발생하는 것과 같은 고장 메커니즘을 더 빠르게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품 수명을 어떻게 시험하고 예측하는지, 가속수명시험은 어떤 원리로 시간을 줄이는지, 그리고 제품 설명에서 자주 등장하는 MTBF와 B10 같은 수명 지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품의 수명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먼저 ‘수명’이라는 단어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의 수명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작동하지 않게 되는 순간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품마다 고장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LED 조명이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완전히 꺼지지 않았더라도 초기 밝기의 일정 수준 이하로 광량이 떨어지면 수명이 끝난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충전이 가능하더라도 초기 용량의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수명 한계로 볼 수 있습니다.
베어링은 아직 회전하더라도 진동이나 소음이 허용값을 넘으면 기능적인 고장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명시험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고장으로 정의할 것인가
입니다.
Failure Criterion이 중요한 이유
제품 수명을 시험하면서 단순히 “망가질 때까지 돌린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장 기준이 불명확하면 시험 결과도 애매해집니다.
예를 들어 콘덴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정전용량 변화
- ESR 변화
- 누설전류
- 외관 이상
고무씰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누설 발생
- 압축영구변형
- 경도 변화
- 균열
코팅에서는
- 박리
- 블리스터
- 색차
- 광택 손실
- 부식 면적
등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무엇을 실패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측정되는 수명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시험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요?
실제 사용환경에서 제품을 장기간 시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Field Test 또는 실제 환경 노출시험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환경에는 실험실에서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계속 변합니다.
비가 옵니다.
햇빛이 달라집니다.
사용자의 조작방법도 다릅니다.
먼지와 오염물의 종류도 다릅니다.
따라서 실제 사용시험은 매우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10년 제품을 10년 시험할 수 없는 이유
제품 개발기간이 2년인데 수명검증에 10년이 걸린다면 상용화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는 열화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고분자의 산화가 온도가 높아질수록 빨라진다면 실제보다 높은 온도에서 시험할 수 있습니다.
정상 사용환경에서는 10년에 걸쳐 진행될 열화를 더 짧은 기간에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속시험의 기본 개념입니다.
가속수명시험은 단순히 더 세게 시험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속시험의 핵심은 가속인자(Acceleration Factor)입니다.
특정 스트레스를 높이면 고장 과정이 얼마나 빨라지는지를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온도와 관련된 화학적 열화라면 고온에서 반응속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전압에 민감한 절연재라면 전압을 높이면 열화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반복응력에 의한 피로라면 하중이나 변형폭을 증가시키면 적은 사이클에서도 고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속조건은 실제 고장 메커니즘을 바꾸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너무 뜨겁게 시험하면 왜 문제가 될까요?
실제 제품은 50℃에서 장기간 사용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수명시험 시간을 줄이기 위해 80℃에서 시험하는 것은 특정 재료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더 줄이고 싶어서 200℃에서 시험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제품 내부 플라스틱이 녹거나 접착제가 분해됩니다.
실제 사용환경에서는 발생하지 않을 고장이 시험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이 경우 시험은 빨리 끝나지만 실제 제품수명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합니다.
즉,
시험 시간이 짧아지는 것과 시험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고장 메커니즘이 같아야 하는 이유
실제 현장에서는 금속 피로가 주요 고장이라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가속시험에서 너무 큰 하중을 가해 한 번에 부품을 파괴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반복하중 → 미세균열 → 균열 성장 → 피로파괴
가 발생합니다.
시험에서는
과도한 단일하중 → 즉시 과부하 파괴
가 발생했습니다.
겉으로는 두 시험 모두 부품이 부러졌습니다.
하지만 고장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피로수명을 예측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손면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가속시험에서 발생한 고장이 실제 현장 고장과 같은지 확인하기 위해 파손면과 고장 위치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제품의 솔더 조인트에서는 특정 계면에서 열피로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가속시험에서도 같은 위치와 유사한 형태의 균열이 발생한다면 시험이 실제 고장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재현하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험에서는 PCB가 타버렸다면 시험조건을 다시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온도를 이용한 가속시험은 왜 많이 사용될까요?
많은 재료 열화에는 화학반응이 포함됩니다.
고분자의 산화, 접착제 열화, 전해액 변화, 일부 절연재 열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화학반응의 속도는 일반적으로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온도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가속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레니우스 모델은 무엇일까요?
온도와 반응속도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Arrhenius Model이 널리 사용됩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특정 화학반응의 속도가 지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높은 온도에서 얻은 수명 데이터를 더 낮은 실제 사용온도로 외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온도에서 같은 재료를 시험합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고장이 빨리 발생합니다.
이 데이터를 아레니우스 관계로 분석해 정상 사용온도에서 예상되는 수명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 올라가면 수명이 절반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전자부품이나 고분자의 수명 이야기를 보면
“온도가 10℃ 올라가면 수명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부품과 특정 조건에서는 유용한 경험법칙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재료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자연법칙은 아닙니다.
실제 온도 가속 정도는 활성화에너지(Activation Energy)와 고장 메커니즘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반응은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다른 반응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0℃ 규칙은 간단한 설명에는 편리하지만 정밀한 수명예측에서는 제품별 데이터를 확인해야 합니다.
활성화에너지는 무엇일까요?
화학반응이 일어나려면 일정 수준의 에너지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이를 활성화에너지와 관련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분자의 비율이 증가합니다.
그 결과 반응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열화 메커니즘마다 활성화에너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온도 상승이라도 가속 정도가 달라집니다.
온도 하나만으로 수명을 예측할 수 없는 제품도 많습니다
실제 제품에서는 여러 스트레스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전자장비라면
- 온도
- 습도
- 전압
- 전류
- 진동
이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고무씰이라면
- 온도
- 압축
- 화학물질
- 압력
이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야외 코팅이라면
- UV
- 물
- 온도
- 산소
- 염분
이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온도 하나만 높이는 시험으로 실제 고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온도와 습도를 함께 시험하는 이유
전자제품과 고분자에서는 수분이 중요한 열화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수분 확산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온고습시험이 자주 사용됩니다.
제품을 높은 온도와 높은 상대습도에 장시간 노출시키면서 다음과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금속 부식
- 절연저항 감소
- 접착력 저하
- 고분자 가수분해
- 코팅 박리
- 전기화학적 이동
실제 제품의 사용환경에 따라 시험조건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85℃ / 85% RH 시험은 왜 자주 보일까요?
전자부품과 재료 신뢰성 시험에서 85°C / 85% RH라는 조건을 접할 수 있습니다.
높은 온도와 높은 상대습도를 동시에 적용하는 가혹한 환경시험입니다.
수분 관련 열화를 가속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제품에서 85/85 시험 1,000시간이 실제 몇 년과 정확히 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 내부로 수분이 들어가는 속도와 실제 사용온도, 고장 메커니즘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습도 시험에서 ‘상대습도’만 보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상대습도는 온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같은 80% RH라도 온도가 다르면 공기 중 실제 수증기량이 다릅니다.
재료 내부로 수분이 들어가는 과정도 온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정밀한 습기 열화 분석에서는 상대습도뿐 아니라 온도와 수증기압 등의 영향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전압도 가속 스트레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절연재와 전자부품은 전기장에 의해 열화될 수 있습니다.
정상보다 높은 전압을 인가하면 특정 전기적 열화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수명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압도 지나치게 높이면 실제 현장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절연파괴 메커니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범위의 스트레스 수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습도와 전압이 함께 존재하면 더 복잡해집니다
PCB 표면에 수분과 이온성 오염물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전압이 걸리면 전기화학적 이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습도시험보다 전압을 함께 인가한 Bias Humidity Test가 실제 고장조건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습니다.
즉, 실제 고장에서 필요한 조건을 시험에서도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피로수명은 시간보다 사이클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모든 수명을 ‘몇 시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금속 피로나 솔더 열피로처럼 반복하중이 중요한 경우에는 사이클 수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이 하루에 한 번 켜졌다 꺼진다면 10년 동안 약 수천 회의 열사이클을 경험합니다.
반면 하루에 50번 반복된다면 같은 10년이라도 사이클 수는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피로와 관련된 제품에서는 사용시간보다 반복횟수가 실제 손상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S-N 곡선은 무엇일까요?
금속의 피로수명을 평가할 때 흔히 S-N Curve를 사용합니다.
S는 응력의 크기, N은 파단까지 견딘 반복횟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큰 응력을 반복하면 적은 횟수에서도 파손될 수 있습니다.
응력이 작아지면 훨씬 많은 반복횟수를 견딜 수 있습니다.
여러 시편을 서로 다른 응력 수준에서 시험해 피로거동을 확인합니다.
솔더에서는 변형폭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솔더 열피로에서는 단순한 응력보다 반복되는 비탄성 변형의 크기가 중요한 수명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온도 변화폭이 커지면 부품과 PCB 사이의 열팽창 차이가 커집니다.
솔더가 매 사이클마다 더 크게 변형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수명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제품의 열사이클 시험에서는 최고온도뿐 아니라 최저온도와의 차이, 즉 ΔT가 중요합니다.
반복속도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 매우 천천히 변화하는 온도와 몇 분마다 빠르게 반복되는 온도는 재료에 동일한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솔더처럼 크리프가 중요한 재료는 고온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분자는 수분 확산과 온도 평형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에서는
- 상승속도
- 하강속도
- 고온 유지시간
- 저온 유지시간
도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자동차 문을 10만 번 여닫는 시험도 수명시험일까요?
그렇습니다.
기계부품에서는 실제 사용을 반복해 내구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매우 흔합니다.
자동차 도어.
힌지.
버튼.
스위치.
케이블.
커넥터.
의자.
가전제품의 문.
이런 부품은 예상 사용횟수보다 충분히 많은 반복시험을 통해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시간보다 작동 횟수(Cycle Count)가 수명의 핵심 지표가 됩니다.
실제 사용자는 모두 같은 횟수만큼 사용하지 않습니다
냉장고 문을 하루 10번 여는 집과 하루 50번 여는 집은 10년 동안 경험하는 사이클이 크게 다릅니다.
자동차도 연간 5,000km 운전하는 사람과 50,000km 운전하는 사람의 부품 사용이력은 다릅니다.
따라서 실제 수명은 사용자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품 설계에서는 예상되는 사용분포를 고려해야 합니다.
Duty Cycle은 무엇일까요?
제품이 항상 최대출력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작동과 휴식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용비율을 Duty Cycle과 관련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터가 한 시간 중 10분만 작동하는 제품과 한 시간 내내 작동하는 제품은 같은 달력시간을 사용해도 열과 마모의 누적이 다릅니다.
전자제품의 CPU도 항상 최대부하인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실제 수명예측에서는 단순한 사용시간보다 부하패턴도 중요합니다.
MTBF란 무엇일까요?
전자제품의 신뢰성 자료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숫자 가운데 하나가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s)입니다.
우리말로는 평균고장간격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주로 수리가 가능한 시스템에서 한 고장에서 다음 고장까지의 평균적인 운용시간을 표현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장비의 MTBF가 100,000시간이라고 표시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숫자를 보면
“이 제품은 100,000시간 동안 고장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한 해석이 아닙니다.
MTBF 100,000시간이면 11년은 무조건 사용한다는 뜻일까요?
아닙니다.
100,000시간은 약 11.4년에 해당하지만 MTBF는 개별 제품 한 대의 보증수명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많은 동일 제품이 일정한 고장률을 가진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집단의 통계적인 고장 특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일부 제품은 훨씬 일찍 고장날 수 있습니다.
일부 제품은 MTBF보다 훨씬 오래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MTBF를
“이 제품 한 대가 정확히 이만큼 버틴다.”
라고 읽으면 안 됩니다.
MTBF와 제품 수명이 다른 이유
MTBF는 주로 고장 발생률을 표현하는 신뢰성 지표입니다.
반면 제품수명은 마모와 열화가 누적되어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기간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장률이 비교적 일정한 사용기간에서 MTBF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노화되기 시작하면서 고장률이 증가하면 단순한 일정 고장률 모델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MTBF와 Wear-out Life를 구분해야 합니다.
MTBF가 매우 큰데 제품 보증은 왜 3년일까요?
이 역시 흔한 질문입니다.
MTBF가 200,000시간이라고 표시된 장비라도 보증기간은 3년일 수 있습니다.
둘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MTBF는 특정 가정과 조건에서 계산하거나 시험한 통계적 신뢰성 지표입니다.
보증기간은 제조사의 품질정책과 비용, 예상 사용환경, 상업적 조건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둘을 직접 비교해서 모순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MTTF는 무엇일까요?
MTTF(Mean Time To Failure)는 평균고장시간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리하지 않고 사용하는 부품이나 시스템의 평균 고장시간을 설명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MTBF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수리 가능한 시스템과 비수리 시스템이라는 맥락에서 구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산업과 문서에 따라 용어 사용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데이터의 정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TTR은 또 무엇일까요?
MTTR(Mean Time To Repair)은 고장난 시스템을 수리하거나 복구하는 데 걸리는 평균시간을 의미하는 데 사용됩니다.
장비의 운영에서는 단순히 얼마나 자주 고장나는지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고장났을 때 얼마나 빨리 복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두 장비가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A 장비는 1년에 한 번 고장나지만 수리에 10일이 걸립니다.
B 장비는 1년에 두 번 고장나지만 각각 10분 안에 복구됩니다.
실제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고장횟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Availability는 무엇일까요?
장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비율을 가용도(Availability)와 관련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고장이 자주 발생하더라도 즉시 복구되면 높은 가용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장빈도가 낮아도 한 번 고장나면 수개월 동안 사용할 수 없다면 가용도는 낮아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산업설비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B10 수명은 MTBF와 무엇이 다를까요?
앞선 글에서 살펴본 B10 Life는 제품 집단 가운데 약 10%가 고장에 도달하는 수명 수준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베어링의 B10 수명이 20,000시간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사용되는 제품 집단 가운데 약 90%가 그 시점까지 살아남는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B10은 수명분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MTBF와 성격이 다릅니다.
왜 평균보다 B10을 사용할까요?
신뢰성이 중요한 제품에서는 일부 제품이 지나치게 빨리 고장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균수명은 매우 오래 사는 제품 몇 개 때문에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B10은 상대적으로 일찍 고장나는 쪽의 수명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베어링이나 자동차 부품처럼 신뢰성 설계에서 B10과 같은 백분위 수명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B1, B10, B50도 사용할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B값 뒤의 숫자는 고장한 제품의 비율과 관련된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B1: 약 1%가 고장에 도달하는 시점
- B10: 약 10%가 고장에 도달하는 시점
- B50: 약 50%가 고장에 도달하는 시점
B50은 분포의 중간 수명에 가까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안전성과 보증, 제품 특성에 따라 어떤 백분위 수명을 중요하게 볼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뢰성 99%라는 말도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리 제품의 신뢰성은 99%입니다.”
라는 표현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합니다.
99%가 언제까지의 값인지 알아야 합니다.
한 시간 동안 99%인지.
1년 동안 99%인지.
10년 동안 99%인지.
또 어떤 환경에서 사용했는지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신뢰성은 반드시
기능 + 기간 + 환경 조건
과 함께 정의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Weibull 분석은 왜 수명시험에서 많이 사용할까요?
제품의 고장시간이 여러 개 모이면 분포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신뢰성 분야에서는 Weibull Distribution이 매우 널리 사용됩니다.
다양한 형태의 수명분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Weibull 분석에서는 제품의 특징적인 수명뿐 아니라 고장률이 시간에 따라 어떤 형태로 변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Weibull의 β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Weibull 분포에서는 Shape Parameter, 흔히 β라고 부르는 값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β < 1
시간이 지나면서 고장률이 감소하는 형태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초기 결함성 고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β ≈ 1
고장률이 비교적 일정한 형태와 관련됩니다.
무작위적인 우발 고장의 성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β > 1
시간이 지나면서 고장률이 증가하는 형태입니다.
마모와 노화에 의한 고장이 중요한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의 해석에는 표본 수와 고장 모드 분리 등이 중요합니다.
욕조곡선과 연결되는 이유
앞서 살펴본 욕조곡선은 제품의 고장률이
초기에는 높다가 감소하고,
중간에는 비교적 일정하며,
수명 후반에는 다시 증가하는 형태를 설명합니다.
Weibull의 형상계수는 이런 각각의 고장 특성을 분석하는 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제품에는 여러 고장 메커니즘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 데이터가 하나의 단순한 분포만 따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고장 모드를 섞으면 분석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100개의 제품을 수명시험했더니 20개가 고장났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분석해보니
10개는 팬 베어링 고장,
5개는 콘덴서 고장,
5개는 커넥터 고장입니다.
이 데이터를 하나의 동일한 수명분포로만 분석하면 각각 다른 고장 메커니즘의 특성이 섞입니다.
정확한 원인을 이해하려면 가능하면 고장 모드별로 분리해서 분석해야 합니다.
Failure Mode가 중요한 이유
제품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과일 뿐입니다.
팬 고장과 콘덴서 고장은 열화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가속인자도 다를 수 있습니다.
팬은 마모와 윤활 상태가 중요합니다.
콘덴서는 온도와 리플전류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같은 제품의 전체 수명을 예측하려면 각각의 주요 고장 모드를 이해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고장나는 부품이 제품 수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제품 안에는 여러 잠재적 고장 모드가 존재합니다.
각각 다른 수명분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팬은 평균 8년.
콘덴서는 12년.
솔더 피로는 15년.
커넥터 부식은 사용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제품은 이 가운데 하나만 먼저 한계에 도달해도 기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즉, 시스템 수명은 개별 부품의 가장 긴 수명이 아니라 경쟁하는 고장 모드 가운데 먼저 발생하는 고장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그래서 수명시험은 가장 약한 부분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제품 개발 중 여러 시험을 반복하면 특정 부품이 계속 먼저 고장날 수 있습니다.
그 부품이 전체 제품의 신뢰성을 제한하는 Weak Link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개선하면 제품 수명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선 후에는 그다음으로 약했던 부품이 새로운 주요 고장 모드가 될 수 있습니다.
신뢰성 개선은 종종 이런 과정을 반복합니다.
HALT는 수명예측 시험과 조금 다릅니다
HALT(Highly Accelerated Life Test)는 제품의 설계 취약점을 빠르게 찾기 위해 매우 강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시험입니다.
온도와 진동 등을 단계적으로 높여 제품이 어느 수준까지 견디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HALT 결과를 그대로
“시험에서 100시간 버텼으니 실제로 10년간 사용할 수 있다.”
처럼 환산하는 것은 일반적인 목적이 아닙니다.
HALT는 주로 설계 한계와 취약점을 발견하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HALT에서 일부러 고장내는 이유
정상 시험조건에서 제품이 전혀 고장나지 않는다면 설계의 약한 부분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HALT에서는 실제 사용조건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적용해 어디가 먼저 한계에 도달하는지 찾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온도에서 디스플레이가 멈춥니다.
진동을 더 높였더니 커넥터가 풀립니다.
더 높은 조건에서 PCB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한계 정보를 이용해 설계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HASS는 무엇일까요?
HASS(Highly Accelerated Stress Screening)는 HALT를 통해 파악한 제품의 한계와 취약점을 바탕으로 생산품의 제조결함을 선별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HALT가 주로 설계개발 단계에서 약점을 찾는다면 HASS는 양산품의 공정결함을 빠르게 찾아내는 데 초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적용방법은 제품과 산업에 따라 달라집니다.
Burn-in과 HASS는 같은 것일까요?
목적에는 일부 공통점이 있지만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Burn-in은 일정 시간 제품을 작동시키면서 초기 고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걸러내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HASS는 보다 적극적인 복합 스트레스를 이용해 제조상 취약품을 찾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는 제품의 가격과 고장비용, 생산량, 요구 신뢰성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든 제품을 100% 수명시험할 수 없는 이유
수명시험은 본질적으로 제품을 열화시키거나 파괴할 수 있습니다.
제품 한 개를 끝까지 시험하면 그 제품은 판매할 수 없을 수 있습니다.
또 수십만 개의 제품을 모두 몇 년 동안 시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일부 샘플을 추출해 시험하고 통계적으로 전체 제품군의 신뢰성을 추정합니다.
표본이 적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제품 세 개를 시험했는데 모두 10,000시간을 버텼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것만으로 수백만 개의 제품이 모두 10,000시간을 버틴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표본이 작으면 드문 조기고장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뢰성 요구가 높을수록 충분한 표본과 통계적 신뢰수준이 중요해집니다.
고장이 하나도 없었다면 수명을 알 수 없을까요?
시험한 제품 100개가 모두 시험 종료까지 살아남았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좋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제품이 언제 고장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최소한 해당 시험조건과 기간까지는 모두 생존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시험 종료 시점까지 고장이 발생하지 않은 데이터를 검열 데이터(Censored Data)와 관련해 다룰 수 있습니다.
신뢰성 분석에서는 이런 데이터도 중요한 정보입니다.
‘무고장 시험’은 어떻게 활용할까요?
특정 시간 동안 일정 수의 제품이 한 건의 고장도 없이 살아남으면 목표 신뢰성을 일정 신뢰수준에서 입증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샘플 수와 시험시간은 목표 신뢰성과 허용 위험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데이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생존했다는 사실 자체가 데이터입니다.
Confidence Level은 왜 필요할까요?
표본시험에서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10개 제품을 시험한 결과와 10,000개 제품을 시험한 결과의 확신 정도는 다릅니다.
그래서 신뢰성 결과에는 신뢰수준(Confidence Level)이 함께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수명에서 90% 신뢰성을 90% 신뢰수준으로 입증한다는 식입니다.
숫자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 Reliability
- Confidence
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Reliability 90%와 Confidence 90%는 무슨 차이일까요?
Reliability 90%는 특정 조건과 시간에서 제품의 약 90%가 기능을 유지할 확률과 관련됩니다.
Confidence 90%는 제한된 시험 데이터를 이용해 그 신뢰성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계적 확신을 가지는지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90% 신뢰성을 90% 신뢰수준으로 검증했다.”
라는 표현처럼 둘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품 보증기간은 수명시험 결과와 어떻게 연결될까요?
제조사는 신뢰성 데이터와 현장 고장률 등을 이용해 보증정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증기간은 기술적인 수명값 하나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다음 요소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시장 경쟁
- 수리비용
- 교체비용
- 제품 가격
- 소비자 기대
- 법적 요구사항
- 예상 사용환경
그래서 예상수명이 10년인 제품의 보증기간이 반드시 10년일 필요는 없습니다.
설계수명과 실제수명도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은 특정 설계조건을 기준으로 개발됩니다.
예를 들어 주변온도 25℃와 하루 8시간 작동을 기준으로 설계됐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실제 사용자는 40℃의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 24시간 사용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실제 열화속도는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계수명은 정해진 사용조건을 전제로 한 값입니다.
사용조건을 벗어나면 수명예측도 달라집니다
제품 데이터시트에는 종종 작동온도와 습도, 전압 등의 허용범위가 표시됩니다.
이 범위를 벗어난다고 무조건 즉시 고장난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와 신뢰성 검증의 근거가 되는 조건을 벗어나면 예상수명을 보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한계조건에 가까운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은 열화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명예측 모델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공식이 아닙니다
아레니우스 모델이나 Weibull 분석을 이용하면 매우 정교한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산결과가 소수점까지 나오더라도 실제 미래가 그 숫자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델에는 가정이 있습니다.
실제 고장 메커니즘이 동일하다고 가정합니다.
사용환경도 예상범위 안이라고 가정합니다.
시험 표본이 전체 생산품을 대표한다고 가정합니다.
이런 조건이 달라지면 실제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명예측은
정확한 미래 날짜를 맞히는 예언이 아니라 제한된 데이터를 이용해 고장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추정하는 과정
에 가깝습니다.
가속시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잘못된 자신감일 수 있습니다
시험 결과가 좋으면 제품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험조건이 실제 사용환경의 주요 고장 메커니즘을 포함하지 않았다면 실제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고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도시험은 충분히 했지만 진동을 고려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만 시험했는데 실제 제품은 해안가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개별 부품 시험은 통과했지만 완성품에서 열이 특정 위치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뢰성 검증에서는 실제 사용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Field Failure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
제품이 실제 시장에 판매된 뒤 발생하는 고장 데이터는 매우 가치가 높습니다.
실험실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용조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예상보다 높은 온도에서 사용하는 고객이 많을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서 염분 부식이 많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제품을 예상보다 훨씬 자주 켜고 끌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장 데이터를 다음 제품의 설계와 시험조건에 반영하면 신뢰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고장품 회수가 중요한 이유
시장에 나온 제품이 고장났을 때 단순히 새 제품으로 교환하면 고객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장품을 분석하지 않으면 왜 망가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복되는 고장이라면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업에서는 고장품을 회수해
- 파손 위치
- 제조 Lot
- 사용기간
- 사용환경
- 고장 모드
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예상과 다른 고장 모드가 발견되면 시험도 바뀌어야 합니다
제품 개발 당시에는 열피로가 가장 중요한 고장이라고 예상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습기 때문에 커넥터 부식이 훨씬 많이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제품에서는 습기와 염분 시험을 강화해야 할 수 있습니다.
즉, 신뢰성 시험은 한 번 만들어 영원히 사용하는 고정된 절차라기보다 현장 데이터에 따라 계속 개선되는 과정입니다.
제품 수명이 길어졌다는 것은 무엇이 달라졌다는 뜻일까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내열성이 좋은 재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품의 온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응력집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부식 방지 코팅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콘덴서의 리플전류 마진을 높일 수 있습니다.
솔더의 열사이클 변형을 줄일 수 있습니다.
즉, 제품수명을 늘리는 핵심은 단순히 더 비싼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적인 고장 메커니즘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20년짜리 제품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모든 것을 두껍게 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하면 일부 수명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은 무게와 크기, 가격, 성능이라는 제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속을 지나치게 두껍게 하면 무겁고 비싸집니다.
전자부품을 모두 큰 것으로 바꾸면 제품이 커집니다.
냉각팬을 과도하게 키우면 소음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뢰성 설계는 제한된 자원 안에서 가장 중요한 고장 모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입니다.
과잉설계와 신뢰성 설계는 다릅니다
모든 것을 무조건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엔지니어링은 아닙니다.
실제 사용환경과 고장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마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부품은 20년 내구성이 필요하지만 다른 부품은 제품의 계획수명이 5년이라면 그 이상의 과도한 사양이 경제적으로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제품의 목표수명과 위험도에 맞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안전 관련 부품은 왜 더 엄격하게 설계할까요?
고장의 결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정용 장난감의 장식 LED가 꺼지는 것과 자동차의 제동 관련 부품이 고장나는 것은 위험도가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안전에 중요한 제품은 더 높은 신뢰성 목표와 다양한 고장대응 설계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고장확률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위험한 상태로 이어지지 않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Fail-Safe란 무엇일까요?
Fail-Safe는 고장이 발생했을 때 시스템이 가능한 한 안전한 상태로 이동하도록 설계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센서의 신호가 사라졌을 때 시스템이 위험한 동작을 계속하는 대신 기능을 제한하거나 정지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신뢰성은 고장을 완전히 없애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고장이 발생했을 때 그 결과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Redundancy는 왜 사용할까요?
매우 중요한 시스템에서는 하나의 부품이 고장나도 전체 기능이 멈추지 않도록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능을 여러 개 두기도 합니다.
이를 Redundancy, 즉 중복설계라고 합니다.
서버의 이중화 전원공급장치나 여러 센서를 사용하는 시스템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개별 부품은 고장날 수 있지만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품을 두 개 넣으면 무조건 신뢰성이 두 배가 될까요?
아닙니다.
두 부품이 같은 원인으로 동시에 고장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전원공급장치를 같은 과전압에 연결해놓았다면 모두 동시에 손상될 수 있습니다.
같은 뜨거운 공간에 설치되어 있다면 열 때문에 동시에 고장날 수도 있습니다.
이를 Common Cause Failure와 관련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복설계에서는 두 시스템이 실제로 독립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 수명을 한 숫자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
지금까지의 내용을 보면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같은 제품도 제조 편차가 있습니다.
사용환경이 다릅니다.
고장 모드도 여러 개입니다.
부품마다 수명 분포가 존재합니다.
고장 기준도 다릅니다.
그래서 제품수명을
“정확히 8년 3개월”
과 같이 하나의 확정된 숫자로 표현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보다 의미 있는 표현은 다음과 같은 형태일 수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기능 기준으로, 어느 정도의 제품이 특정 기간까지 살아남는가
입니다.
수명시험 결과를 볼 때 확인해야 할 것
제품이나 부품의 수명 데이터를 볼 때 단순히 시간 숫자 하나만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내용을 함께 보면 의미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조건에서 시험했는가
온도와 습도, 전압, 하중을 확인합니다.
무엇을 고장으로 정의했는가
완전한 작동정지인지 일정 수준의 성능 저하인지 확인합니다.
몇 개의 제품을 시험했는가
표본 수가 중요합니다.
실제 고장인지 계산값인지 확인합니다
시험으로 얻은 값과 예측 모델로 계산한 값은 성격이 다릅니다.
어떤 신뢰성 지표인지 확인합니다
MTBF인지 B10인지 평균수명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MTBF 숫자만 비교해 제품을 고르면 안 되는 이유
A 제품은 MTBF가 100,000시간입니다.
B 제품은 200,000시간입니다.
숫자만 보면 B가 두 배 오래 갈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두 값이 같은 시험방법과 같은 환경조건, 같은 고장 정의를 사용했는지 알지 못한다면 단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한쪽은 계산 기반일 수 있고 다른 쪽은 실제 시험 데이터일 수도 있습니다.
또 제품 전체 MTBF인지 특정 부품의 MTBF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의 크기보다 숫자가 어떤 조건과 방법으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가속수명시험도 결국 고장분석에서 시작합니다
좋은 가속시험을 만들려면 먼저 실제 제품이 어떻게 고장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열화 메커니즘을 모르면 어떤 스트레스를 높여야 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솔더 열피로라면 온도사이클이 중요합니다.
고무 산화라면 온도와 산소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코팅의 야외 열화라면 UV와 물이 필요합니다.
전자회로의 전기화학적 이동이라면 습기와 오염, 전압이 함께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즉,
고장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올바른 가속인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험에서 빨리 망가졌다는 사실보다 왜 망가졌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떤 제품 A가 가속시험에서 500시간 만에 고장났고 제품 B는 1,000시간을 견뎠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단순히 보면 B가 두 배 더 좋습니다.
하지만 A는 실제 현장과 동일한 솔더 피로로 고장났고 B는 시험 중 전혀 다른 위치의 플라스틱이 변형되었다면 두 시간을 그대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두 제품의 Failure Mode와 Failure Mechanism을 확인해야 합니다.
고장의 형태가 다르면 시간 숫자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실제 수명예측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실험실은 조건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용자는 제품을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합니다.
다른 사용자는 높은 온도와 먼지 속에서 사용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제조 편차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정교한 수명시험을 해도 실제 시장의 모든 제품이 정확히 같은 시점에 고장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신뢰성 공학에서는 수명을 하나의 날짜가 아니라 확률과 분포로 다룹니다.
오래가는 제품을 만들려면 ‘몇 년’보다 ‘어떻게 망가지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제품 수명을 늘리려 할 때
“10년짜리를 15년짜리로 만들자.”
라고 목표를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개선은 고장 메커니즘을 찾아야 가능합니다.
콘덴서가 먼저 열화된다면 내부 온도를 낮추거나 더 적합한 부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솔더 열피로가 문제라면 CTE 차이와 패키지 구조, 온도사이클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부식이 문제라면 수분 침투와 표면처리를 개선해야 합니다.
피로파괴라면 응력집중을 줄여야 합니다.
즉, 제품 수명을 결정하는 숫자 뒤에는 항상 재료가 실제로 열화되는 물리적 과정이 존재합니다.
제품은 ‘수명이 다 됐기 때문에’ 망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종종 오래된 제품이 고장나면
“수명이 다했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재료의 관점에서는 ‘수명’이라는 별도의 시계가 0이 되어 제품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속에 피로균열이 성장했을 수 있습니다.
고무가 압축영구변형을 겪었을 수 있습니다.
전해콘덴서의 ESR이 증가했을 수 있습니다.
솔더 접합부가 열사이클을 견디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코팅 아래에서 부식이 진행됐을 수도 있습니다.
이 각각의 열화가 특정 한계를 넘는 순간 우리가 그것을 ‘수명이 끝났다’고 부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품의 수명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먼저 이렇게 질문해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버틸까?”
보다
“어떤 고장 메커니즘이 가장 먼저 한계에 도달할까?”
를 묻는 편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속수명시험의 목적도 결국 미래의 고장 날짜를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제품이 평생 동안 겪을 열화 과정을 더 짧은 시간 안에 재현하고, 어느 부분이 먼저 약해지는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수명시험은 제품을 가장 빨리 망가뜨리는 시험이 아닙니다.
실제와 같은 방식으로 망가지게 하면서 그 시간을 합리적으로 단축하는 시험에 더 가깝습니다.
but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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